다음달 6일 일본 나가사키에 한국인원자폭탄희생자위령비가 세워진다. 재일동포사회가 중심이 돼 건립을 추진한지 30년만에 거둔 쾌거다.
20일 나가사키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건립위원회와 주후쿠오카대한민국총영사관 등은 오는 11월6일 나가사키시 평화공원에서 위령비제막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나가사키시측은 한국인원폭희생자가 발생한 역사적 배경인 강제징용이라는 표현을 비문에 사용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건립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에 2013년 발족한 위령비건립위가 중심이 돼 시당국/의회를 대상으로 한 설득작업을 끈기있게 전개했고 올해 3월 부지제공승인이 이뤄졌다. 이어 지난달에는 비문문구 등에 대한 세부협의도 마쳤다. 비문에는 시당국이 반대한 <강제징용>이라는 표현 대신 <본인의 의사에 반해>라는 표현을 넣는 것으로 했다.
이로써 위령비안내문에는 <태평양전쟁말기에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 노동자, 군인 및 군무원으로 징용, 동원되는 사례가 증가했다. 나가사키시와 주변지역에 (조선인) 약 3만5천명이 거주하고 있었다.>며 <1945년 8월9일 나가사키시상공에서 폭발한 원자폭탄은 약 7만4천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갔다. 수천명에서 1만명으로 추정되는 우리동포도 목숨을 잃었다>고 기술된다. 안내문은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로 각각 기술되는데 영문에는 강제로 노역했다(forced to work)는 표현이 사용됐다.
건립위와 후쿠오카총영사관 측은 <재일동포와 한국 정부의 오랜 염원이었던 이번 나가사키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 건립을 통해 태평양전쟁 당시 원폭투하로 희생된 한국인영령을 재일동포뿐 아니라 나가사키를 방문하는 한국인이 자유롭게 추도할수 있게 됐다>며 <전쟁과 피폭의 역사를 후세에 전달할수 있는 소중한 징표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