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스캔들>규탄여론속 일집권여당 자민당·공명당이 2009년이후 15년 만에 총선에서 과반을 놓쳤다.
28일 일본중의원선거최종개표결과에서 전체 465석 가운데 여당인 자민당이 191석을 얻었다. 기존 247석에서 50석이상이 빠졌다. 연립여당을 꾸리고 있는 공명당이 기존 32석에서 이번에 24석에 그치면서 두 정당을 더한 의석수는 215석으로 집계됐다.
야당이 나머지 250석을 가져갔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148석을 차지하며 약진했다. 기존 98석보다 50석을 늘렸다. 이어 일본유신회 38석, 국민민주당이 28석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두 정당은 자민당이 연립정당의 틀을 확대할 경우, 협상이 가능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신생정당인 레이와신센구미가 9석, 공산당 8석, 참정당과 보수당이 각각 3석, 무소속 등이 12석이었다.
자민당은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은 2012년 294석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4차례 중의원선거에서 단독의석이 260석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반대로 제1야당이 140석 이상을 확보한 것은 입헌민주당의 전신격인 민주당이 2003년 177석을 얻은 뒤 처음이다.
여당의 과반의석확보실패원인으로 <비자금스캔들>, <잃어버린 30년> 등이 제기됐다.
이번 중의원선거는 지난해 집권 자민당에서 불거진 파벌의원들의 정치비자금파문에 대한 심판여론이 강했다. 자민당은 비자금스캔들을 염두해 이시바를 총리로 내세우기도 했으나 민심의 지지를 받는 정치개혁안을 내놓지 못했다.
비자금연루의원 40여명이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민당 혹은 무소속으로 선거출마를 강행한데다, 자민당본부가 공천배제된 의원의 소속지부에 당활동비 2000만엔(약1억8000만원)을 지급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참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따랐다.
아울러 개표과정에 사실상 자민당참패가 확인되자마자 이시바총리사퇴론이 거론되고 있다.
노다요시히코입헌민주당대표는 다른 당과 협력해 특별국회에 어떻게 임할지부터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국회는 중의원해산에 의한 총선거실시후 1개월이내에 소집되는 국회다. 소집과 동시에 기존 내각은 총사퇴하고 회기동안 총리선출지명과 상임위원회 등 구성을 새로 한다.
현지언론은 자민당이 제1당의 지위는 유지했기 때문에 일부 야당과 접촉해 연립정부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시바는 총재후보 당시 야당과 최대한 논의를 벌여 합의해나갈 조짐을 보였지만 취임 8일 만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치렀다.
한편 유권자들은 정치보다는 경제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교도통신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꼽은 새 내각의 우선과제는 경기·고용·물가대책 55.9%, 연금·사회보장 29.4%, 육아·저출산 22.7% 순이었다.
이시바는 경제정책에서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실질임금은 물가상승에 비해 감소세다. 일본후생노동성집계에 따르면 일본노동자의 실질임금은 2022년 4월 ~ 2024년 5월까지 내내 감소하다 6~7월 여름보너스 등으로 일시증가했으나 8월 다시 감소세로 전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