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학교가 재정난에 휩싸여 폭염을 앞두고 일부 학교들은 교실에 에어컨 설치도 못하게 돼 클라우드 펀딩으로 모금을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는 재일조선학교에 대한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이 대폭 깎이거나 없어지는 등 재일조선인에 대한 차별이 더욱 심각해진 상황과 관련된다.
1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히로시마시에 있는 조선학교는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기 위해 클라우드 펀딩으로 모금을 하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됐으며 총 110만엔을 모았다. 에어컨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700만엔으로 이 가운데 300만엔을 라는 모금 사이트를 통해 6월 말까지 모금을 할 계획이다.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은 2013년 아베신조 2차 정권 출범 이후부터 심화됐다. 일본정부는 조선학교가 조총련과 관계가 있어 취학지원금이 수업료에 쓰이지 않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조선학교는 그동안 일본 학교교육법상 <학교>로 정식 인정을 받지 못해 광역지자체가 <각종 학교>로 인가해 보조금을 지급해 왔지만 점점 조선학교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끊는 지자체가 늘었다.
펀딩이 진행되고 있는 히로시마시도 마찬가지로 2013년 이후 보조금 지원이 끊겼다. 이 때문에 지역 내 조선학교 교실에는 에어컨 같은 냉방기기를 설치하기 어려워 식품용 냉각제를 이용해 더위를 겨우 피해왔다. 이창흥 교장은 <(모금액이 모이는 것을 보고) 고독하지 않다고 느꼈다>며 <목표액을 달성해 더위로부터 아이들의 목숨을 지키고 싶다>고 말하며 착잡함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