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남부 뮌헨에서 열려 일본군성노예제피해를 상징하는 <평화의소녀상>이 전시됐다. 일본정부는 또다시 소녀상철거를 요구했다.
독일문화예술가단체 <아트5>는 지난21일부터 오는 9월15알까지 뮌헨 <슈퍼+센터코트>에서 예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국과 일본작가 기획전을 진행한다. 기획전에는 소녀상이 전시됐다.
이에 뮌헨 주재 일본총영사관은 <일본정부의 입장과 양립하지 않는다>며 관계자에게 계속해서 소녀상철거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뮌헨시와 바이에른주, 프리드리히에베르트재단, 페트라켈리재단, 로자룩셈부르크재단 등 후원단체에도 소녀상전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전시회실무진에게 다양한 독일시민명의로 똑같은 내용의 이메일이 하루에도 수십통씩 쇄도하고 있어 배후가 주목된다.
독일인 시민을 가장해 쓴 듯한 이메일은 <위안부조각상>을 전시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며 해당 조각상은 매우 논란의 여지가 많고 한일간 분쟁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주제는 인권보다는 정치와 관련이 많고, 독일의 역사를 고려한다면 이에 참여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부적절하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또 <독일민족>으로서 갑자기 일본이 2차세계대전의 폴란드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각상을 세운다면 심경이 어떨 것 같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메일은 나치독일의 폴란드인 학살의 역사에 대해 짚고 이런 사실들과 문제 인식을 기반으로 보면 독일이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관여하는 게 합당한지 의문이라며, 과거사로 인해 다른 나라에 대해 갖는 증오감을 독일이 지원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마무리지었다.
이러한 메일내용에 대해 전시장관계자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특히 독일민족으로서 일본이 폴란드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각상을 세운다면 어떤 심경일 것 같냐고 반문하는 게 가장 황당하다>면서 <당연히 좋은 일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다른 관계자도 <메일내용도 실제로 대화를 시도했기보다는 허점이 곳곳에 보이는 훈계에 불과하다>며 비판하고 <기억하고, 인정하는 것은 가해자에게 있어서도 구원이 된다. 모든 사람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솔직하게 말한다면 모두가 승자가 될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독일에서의 소녀상전시는 이번이 5번째다. 그때마다 일본정부는 소녀상철거를 압박했다.
앞서 지난 4월부터 드레스덴국립박물관 산하 민속박물관에서 2개의 소녀상이 전시됐을 때에도 주독일일본대사관이 나서 소녀상철거를 요구했고, 지난해 9월 수도 베를린 미테구에 소녀상이 설치됐을 당시에도 일본은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까지 전방위로 나서 철거를 추진해 파문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