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기시다후미오자민당총재가 새 일본총리로 공식선출됐다.
이날 오후 기시다총재는 일본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중·참의원의 지명선거에서 각각 과반의 표를 얻어 일본의 100대 총리가 됐다. 이후 연정상대인 공명당의 야마구치나쓰오대표와 회담을 갖고 연립내각구성에 협의해 새 내각의 각료명단을 발표했다.
기시다내각은 총리를 제외한 전체각료 20명 가운데 13명이 처음 입각하는 신인이다. 그러나 요직에는 자민당실세인 아베신조전총리와 아소다로자민당부총재의 측근들이 포진했다. <기시다얼굴을 한 아베내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기시다내각의 대변인이자 2인자인 관방장관자리에는 마쓰노히로카즈전문부과학상이 임명됐다.
마쓰노는 아베가 이끄는 호소다파의 사무총장으로 대표적인 극우강경파이다. 2012년에는 미국 뉴저지 지역신문 <스타레저>에 일본군성노예제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책임을 부정하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고, 문부과학상으로 재직중이던 2017년에는 중·고등학교 사회 과목에서 <<다케시마>는 일본고유영토>라는 내용을 가르치도록 의무화하는 학습지도요령을 앞장서 확정했다.
한일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외교·안보라인에는 모테기도시미쓰외무상과 기시노부오방위상이 유임됐다.
아베정권말인 2019년부터 외무상을 맡고 있는 모테기는 취임후 한국에 대해 고압적 태도로 일관하며 지난 1월 부임한 강창일주일한국대사와의 만남도 거부하고 있다. 또 한국법원의 강제징용과 일본군성노예제에 대한 배상판결에 대해서는 최근까지도 <한국이 해법을 가져오라>는 주장만 반복했다.
아베의 친동생이기도 한 기시는 일본의 핵무장검토에 찬성하고 지난 8월에는 현직방위상으로는 5년만에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등 극우성향을 드러내왔다. 최근에도 방위성산하 자위대는 자유롭고열린인도·태평양구상을 홍보하는 동영상에서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으로 표기했다.
일본현지언론들은 <신선한 이미지를 내비치려는 명백한 시도>라면서도 <그 구성원은 아베측근이 많아 구시대적인 정치적 수레바퀴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같은날 밤 총리관저에서 열린 취임후 첫 기자회견에서 기시다신임총리는 다음주 14일 중의원을 전격 해산하고 19일 고시, 31일 총선을 치르겠다는 향후 정치일정을 제시했다. 애초 다음달 7일 또는 14일 총선이 유력하다고 관측됐으나 조기총선카드를 꺼낸 것이다.
일본내 코로나19바이러스확산이 진정되는 국면에 있고 새 내각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리한 국면일 때 서둘러 유권자들의 판단을 받겠다는 계산으로 분석된다.
또 북의 일본인납치문제를 최우선과제로 꼽으며 <조건 없이 김정은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각오>라고 밝힌 반면 한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