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징용피해자 배상문제를 협의할 민관협의체가 이달 4일 출범하는 가운데 정부가 한일민간이 일본기업의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고 차후에 청구하는 대위변제방안을 검토해 피해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정부는 일본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 등 가해당사자인 전범기업을 배제하고 300억원대규모의 <강제동원피해자 명예회복기금>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보상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일본정부는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강제동원문제가 해소됐으며 관련 기업들이 피해배상을 위한 기금조성에 나서는 것은 이중과세이므로 출연에 참여시킬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300억원대 기금은 한국기업과 한국국민, 강제징용과 무관한 일본기업과 일본국민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출연하는 방향으로 될 전망이다.
게다가 배상이 아닌 보상형태로 진행되는 이 모금에 피해자와 관련 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기금조성을 놓고 피해자들을 설득할 계획이지만 피해자들이 끝까지 반대한다면 긴급조치성격의 대위변제후 기금조성을 강행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시민모임)은 30일 광주광역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 강제징용피해자들은 인권침해를 받은 <피해자>들이지 남의 선의에 손벌리는 <불우한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모임은 <현재 미쓰비시중공업은 한국법원에 의해 상표권 2건‧특허권 2건에 대한 압류에 이어, 강제매각절차가 임박해 있다>며 <하지만 가해자 일본기업의 현금화를 앞두고 왜 우리정부가 더 다급해하고, 더 좌불안석인지 이해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해자들은 문제해결원칙으로 전범기업들이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를 하라고 일관되게 요구했다>며 <대위변제방식은 가해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자 평생을 싸워온 피해자의 마지막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