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후미오 일본총리(자민당 총재)가 헌법개정이나 안정적인 왕위계승책의 논의를 주도하는 자세를 어필해 보수층으로부터의 지지를 이어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기시다총리는 26일 참의원(상원) 본회의의 대표질문에서 <자민당총재로서 굳이 말씀드리면 (내년 9월까지의 총재) 임기중에 헌법개정을 이루겠다는 생각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며 개헌에 의욕을 보였다.
같은날 출간된 일본 우익월간지 윌(Will)에서도 보수파논객과의 대담에서 헌법개정에 대해 <할수 있다, 할수 없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고 언명했다.
기시다총리의 이같은 강성발언 배경에는 <성소수자(LGBT)이해증진법통과를 이끈 자민당에서 보수층이 떨어져있다는 지적이 있어 유출을 막겠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고 요미우리가 짚었다.
집권 자민당의 간부는 요미우리에 <LGBT법으로 보수표가 달아났을 가능성이 높다. 헌법개정논의 등으로 만회해야한다>고 말했다. 24~26일 중참양원대표질문에서는 개헌에 전향적인 야권의 각당에서 총리의 진정성을 묻는 질문이 잇따랐다.
극우성향의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의 바바노부유키대표는 <총재임기중 개헌을 이루지 못하면 재선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퇴로를 거절하고 맞설 각오가 있느냐>고 압박했고, 중도성향의 제5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유이치로대표는 <내년 통상국회(정기국회)에서 발의하지 않으면 늦는다>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논의를 마무리할 것을 촉구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헌법개정에 전향적인 자민, 공명, 유신, 국민 등 4당과 1회파(会派·원내단체)를 합치면 중·참양원에서 개헌발의에 필요한 3분의2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개헌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실시에는 국회발의 이후 60~180일간의 계도기간을 둔다. 기시다총리의 당총재임기가 내년 9월까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임시국회에서 조문안을 마련해 내년정기국회 막판까지 발의할 필요가 있다.
일본유신회의 한 간부는 <임시국회에서 구체적인 조문안작성에 착수하지 않으면 총리는 말 뿐이라는 말을 듣고 보수층의 이반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아베전총리는 집권기간 <전쟁 포기>를 규정한 평화헌법개정에 강한 의욕을 보인 바 있다. 기시다 총리도 이미 몇차례 헌법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최근에는 올 여름에 아베신조 전일본총리의 1주기 추도식에서 평화헌법 개정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기시다총리는 7월8일 법요예식참배 뒤 한 추모모임에서 <아베전총리의 유지를 이어받아 헌법개정과 안정적 왕위계승 방안, 납치문제 등 국가적인 과제해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평화헌법개정문제 등을 두고 <아베전총리의 유지를 이어받겠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속에 (평화헌법 개정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