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시장이 일본외무상을 만나 미테구 모아비트지역 비르켄가에 설치된 평화의소녀상 철거를 시사한 가운데, 한국에서도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22일 주한독일대사관앞에서는 정의기억연대, 평화나비네트워크등 시민단체가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베를린소녀상을 철거한다는 것은 절대로 안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일본군성노예제피해자인 이용수할머니도 참여했다. 이할머니는 <각나라에 세워진 소녀상은 그나라를 지켜주고, 전쟁이 없는 세계평화를 상징한다>며 <마지막으로 간절히 소녀상을 지켜주기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또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베를린시장과 독일연방정부가 일본편을 들어 소녀상을 철거한다면 독일은 국제사회에서 쌓은 신뢰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주한독일대사관에 전달했다. 서한에는 173개 시민단체와 1861명의 서명이 담겼다.
같은날 경남지역에서도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마창진시민모임이 <베를린시민들이 세운 소녀상에 대해 독일주재일본대사를 참여시켜 철거를 논의하는것은 베를린시가 일본정부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이라며 규탄기자회견에 나섰다.
앞서 16일 베를린-도쿄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아 일본에 방문한 독일 베를린시의 카이베그너시장은 가미카와요코일본외무상과 회담해 <우리가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녀상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베그너시장은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기념물은 찬성하지만 더이상 일방적 표현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은 소녀상이 한국의 일방적 입장을 담고 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수용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사실상 소녀상철거를 시사한 것으로 본 독일내외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우려와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베를린소녀상을 건립한 코리아협의회는 18일 입장문을 통해 <베그너시장이 자신의 발언과 달리 소녀상을 건립한 우리와 대화하지 않고 있다>며 <평화의소녀상에 대한 결정권한은 전적으로 미테구청에 있다. 회의가 열리면 미테구와 베를린시에 일본정부가 가한 압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